붉은 색채로 펼쳐진 공간 위에 한 마리의 새가 서 있다. 새는 밝은 노란색의 몸과 어두운 선들로 표현되어 있으며, 뒤편의 강렬한 붉은 구조물과 대비를 이루며 화면의 중심을 형성한다. 화면 오른쪽에는 푸른 색조의 인물 형상이 등장하며, 흘러내리듯 이어지는 선들과 원형의 흔적들이 움직임과 감정의 흐름을 암시한다. 전체 화면은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선의 리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붉은 영역과 푸른 영역 사이의 대비를 통해 서로 다른 세계가 한 화면 안에서 공존하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이 작품은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는 순간의 감정을 표현한 작업이다. 붉은 공간에 자리 잡은 새는 현실과 기억 사이를 오가는 존재를 상징한다. 새는 단순한 자연의 형상이 아니라 어떤 경계 위에 서 있는 관찰자의 모습이기도 하다. 화면 오른쪽의 푸른 형상은 인간의 내면을 나타낸다. 명확하게 완성되지 않은 선들과 반복되는 원의 흔적들은 생각과 감정이 얽히고 풀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두 존재는 서로 다른 색과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화면 안에서 연결되며 서로를 바라본다. 나는 이 작업에서 명확한 이야기보다는 감정의 흐름과 기억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선과 색이 충돌하고 뒤섞이는 과정 속에서, 관람자는 각자의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장면을 발견하게 된다. 이 그림은 하나의 장면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시간과 감정이 겹쳐진 하나의 풍경에 가깝다.